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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7개월만에 사상 최저 수준인 2.0%를 탈출한 기준금리가 이번 달에는 일단 제자리에 머물렀다. 갈수록 좋아지는 국내 경제 여건에도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12일 기준금리를 현행 2.25%로 동결하기로 한 배경에는 무엇보다 미국과 중국 등 우리에게 막대한 영향을 주는 `경제 대국'의 불안한 상황이 영향을 준 것으로 짐작된다. 그러나 곡물가격 상승이 소비자물가를 자극하는 `애그플레이션'을 비롯해 하반기에 물가 불안이 현실로 나타날 가능성이 커 올해 안에 기준금리는 적어도 한 차례 더 인상될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기준금리 발목잡은 `G2 리스크' 국내 경제 여건만 놓고 보면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은 충분했다. 상반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6% 증가해 10년 만에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신규 취업자는 지난달에 47만3천명 늘었고, 실업률은 4개월째 3%대에 머물렀다. 산업생산도 6월까지 12개월 연속 증가했다. 그럼에도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동결한 것은 세계 경제의 `양강(G2)'으로 불리는 미국과 중국의 부진 때문으로 보인다. 미국의 경제 성장률은 지난해 4분기 5.0%에서 올해 1분기 3.7%, 2분기 2.4%로 눈에 띄게 꺾이는 모습을 보였다. 미 공급관리협회(ISM)가 발표한 7월 제조업지수는 올해 들어 가장 낮은 55.5로 떨어졌고, 지난달 13만1천개의 일자리가 줄었다. 중국의 경제성장률은 1분기 11.9%에서 2분기 10.3%로 둔화한 데 이어 3분기 한자릿수 하락이 점쳐진다. 구매관리지수(PMI)는 지난 4월 이후 3개월 연속 하락했으며, 지방 정부의 부채와 부동산 경기 위축에 대한 걱정도 많다. G2와 더불어 세계 경제를 주름잡는 유럽 역시 남유럽 국가들의 재정 문제를 해결하고 정상 궤도에 진입하는 데는 상당한 시일이 요구된다. 결국 이날 기준금리 동결은 국내 경제의 호조보다는 이러한 대외 여건의 변화에 금통위가 무게를 둔 결과로 풀이된다. 수출 의존도가 우리 경제의 상승세에 자칫 치명타를 날릴 수 있다는 점에 금통위가 무게를 둔 것으로 볼 수 있다. 수출 의존도가 매우 높은 우리나라의 경제 구조상 주요 교역 대상국인 미국, 중국, 유럽의 경기 둔화 가능성을 염두에 두지 않고 기준금리를 연달아 올렸다가는 자칫 국내 경기 상승세가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점에서다. 일단 지표로 나타나는 물가 상승률이 2%대로 안정돼 있고 부동산 침체도 기준금리를 올리기에 부담스러운 요소다. 내외 금리차가 커지면 원화가치가 더 오를 수 있다는 점도 고려됐을 것으로 추측된다. ◇"잠시 쉴 뿐..올해 최소 한차례 더 인상" 하지만 기준금리는 조만간 다시 인상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관측했다. 실질 금리가 마이너스에 가까운 상황에서 경제 성장률에 한참 못 미치는 기준금리는 누가 봐도 비정상적이기 때문이다. 삼성경제연구소 황인성 연구위원은 "이번에는 `G2 리스크'가 금통위를 동결 쪽으로 기울게 했지만 다음 달 곡물가격 등 국제 원자재 가격의 추세적인 상승이 확인되고 G2의 불확실성이 어느 정도 제거되면 인상에 다시 시동을 걸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동부증권 박유나 연구원은 "일단 국제 금융시장을 좀 살펴보자는 분위기로 파악된다"며 "올해 안에 두 차례에 걸쳐 2.75%까지 인상하고 내년 1분기에는 3%까지 올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준비 중인 부동산 거래 활성화 대책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하지만 금융권에서는 부동산 문제가 통화정책의 주요 고려 사항이 돼서는 안 된다는 논리가 더 설득력을 얻고 있다. 삼성증권 최석원 연구원은 "사람마다 부동산 거래 부진에 따른 딱한 사정이 있을 수 있지만 이는 통화정책을 결정할 때 고려 대상이 아니다"며 "경제의 건전성을 훼손하면서 개별 투자자가 져야 할 책임까지 떠맡을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추석을 앞둔 다음 달 금통위 때는 통상 한은이 시중에 자금을 넉넉히 공급한다는 측면에서 기준금리를 올리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많다. 물론 그보다는 비정상적인 기준금리를 정상화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견해도 있다. SK증권 염상훈 연구원은 "선진국의 경기 둔화에도 우리나라는 하반기까지 경제의 회복 추세가 멈추지 않을 것"이라며 "명절 자금 수요보다는 금리 정상화에 더 초점을 맞춰 9월 금통위 때 전격적으로 인상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